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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영화 Silence(침묵)를 보고나서
작성자 : 차쾌술   작성일 : 2017-03-02 조회수 : 2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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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개봉된 사일런스(2016년 제작,미국종교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영화는 1600년대를 배경으로 사라진 스승을 찾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 두 사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기존의 종교와 신념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그런 종교영화와는 다른 표현방식의 영화로,   일본의 천주교에 대한 박해를 다룬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종교를 죄악시 하고 구조적으로 악랄한 방법으로 뿌리뽑으려는 국가에 맞서 새로운 종교를 전파하고 신앙을 지키려고 하는 세력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너무나 믿었던, 존경하는 신부의 배교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믿지 못하겠다던 두 사제마저 마주하는 현실은 너무 참혹한 현실에 견디기 어려워 스스로 무너지고

딜레마에 빠지고 마는 심리상태변화를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2시간 40분동안 침묵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묘한 분위기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믿는자도 당국의 앞잡이가 되어 사제를 팔아 넘기기도 하고,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염치없게도 고해성사를 밥먹듯이 하는 모습이나, 어쩔수 없이 배교한 사제에게까지

고해하는 그런 장면은 인간의 나약함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신의 침묵이 어디까지여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어디선가 새벽에 닭이 우는 소리는 예수님을 세번 부인한 베드로를 연상케 하는 등 요소요소에 묘한 영상효과는 영화의 묘미를 더해주고

극도의 박해앞에 놓인 인간의 자유의지는 어디까지 정상적으로 작용되는지 여러번 생각하게 하고 또 나 자신을 돌이켜보게 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전편을 통해 진리는 잘 꾸며대는 화려한 미사여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침묵 그 자체에 있다는 암시를 읽을 수 있었고

신은 결정적인 순간에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침묵으로, 인도하고 함께하신다는 것을 표현하려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원작이 일본을 무대로 하는 일본작가의 침묵이라, 지금 봐도 일본의 타종교 기피,배척현상을 미루어 볼 수도 있는, 공부도 겸하는 효과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배교로 지탄받던 사라진 스승이 일본이 원하는 바대로 일생을 마치지만 죽음에 임해서 관속에 시신과 함께 남모르게 보여지는 것이 십자가였음은

개인의 신앙에 대한 평가는 내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신만이 할수 있고, 우리는 오직 겸손하게 머리숙여 침묵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신앙의 깊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없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자기자신에게 하느님을 향한 영적 끈을 놓지 않도록

매 순간 "너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하고 자신에게 물으며 그에 대한 응답의 오늘을 사는 참된 신앙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오직 찬미예수님으로 응답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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