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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순교자 대축일 경축 이동/양승국 신부 외 최태식 신부
작성자 : 원요아킴   작성일 : 2016-09-17 조회수 : 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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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5주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경축 이동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루카9,23-26)


이 땅은 순교자들의 땅, 우리는 순교자들의 후손 


순교는 한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은총입니다. 순교자는 자신의 순교를 통해 또 다른 예수 그리스도가 되기 때문에 제2의 예수 그리스도로 불리게 됩니다. 인간이 ‘하느님 화’ 되는 것이 순교인 것입니다.

신앙심이 활활 불타오르던 젊은 시절, 저는 ‘기회만 닿으면 순교해야지.’ 하고 마음 먹었습니다. 어디 가든 ‘어디 순교할 기회가 없나?’ 눈에 불을 켜고 돌아다녔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순교할 기회는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습니다. 당장이라도 순교를 하려고 했지만 시대가 저를 받쳐주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한 가지 깨달은 바가 있었습니다. 꼭 피를 흘려야만 순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진리입니다. 신유박해나 기해박해가 없는 지금 이 시대, 하느님께서 제게 바라시는 순교는 피를 흘리는 ‘적색 순교’가 아니라 매일의 고통과 십자가를 기쁘게 지고 가는 ‘백색 순교’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순교할 각오로 현실의 고통에 직면하는 일입니다. 죽기 살기로 열심히 기도하는 일입니다. 순교자의 마음으로 정말 용서하기 힘든 사람을 다시 한 번 용서하고 포용하는 일입니다.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이다.’ 라고 외치며 하루하루를 불꽃처럼 살아가는 일이야말로 순교영성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순교자 성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각 본당이나 단체에서는 또 다시 연례행사처럼 성지순례가 이어질 것입니다. 수많은 순교자들을 배출한 ‘순교의 땅’인 우리나라입니다. 순교라는 말을 떼어놓고 우리 한국 교회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몸속에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뜨거운 순교자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 안에는 순교 영성이 깊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순교자 성월을 맞아 한국 교회의 순교자들이 남긴 사랑의 향기를 맡기 위한 성지순례는 첫째가는 의무요 과제입니다. 

성지순례는 친목을 위한 여행이나 관광과는 차별화된 떠남입니다. 성지는 순교자들에게 베푸신 하느님의 놀라운 은총을 발견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아직도 하느님의 현존이 가득 차 있는 장소입니다. 우리는 그 장소를 찾아가 순교자들을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하느님을 느껴야 합니다. 순교자들의 견고한 신앙에 지난 내 삶을 비추어보며 내 삶의 질서를 다시 한 번 세워야 합니다. 이렇게 하느님 안에서 회개와 성찰, 그리고 쇄신과 거듭남의 작업이 성지순례를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성지순례의 성패는 사전 준비에 따라 좌우됩니다. 아는 만큼 더 많이 보이고 더 많이 사랑할 수 있습니다. 어떤 성지를 가는지, 어떤 사연이 깃든 성지인지도 모르고 버스에 올라탈 때와 방문하게 될 성지에 대한 사전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순례 길에 오를 때의 차이는 극명할 것입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 한 가지, 참다운 성지순례는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귀향길에서 새롭게 시작됩니다. 그리고 순례자 개개인의 일상생활 안에서 완결될 것입니다. 우리가 성지를 순례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동참하고 피를 흘려 그리스도를 증거했던 성인들의 삶을 본받기 위해서입니다. 성지순례를 통해 우리는 또 다른 순교자가 되어 일상생활 안에서 순교영성을 살아내는 노력을 지속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삶의 자리를 또 다른 순교성지로 변화시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말씀자료:양승국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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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교자들이시여” ★ 


가난과 굶주림으로 허기진 배를 기도로써 채우려고 하셨던… 달빛을 대낮같이 여기면서 신앙의 만남을 위해 새벽이슬을 짚신으로 달래주셨던 순교자들이시여!

 칠흑 같은 어둠을 묵주 구슬로 밝히면서 진복팔단을 생활로 나타내보이셨던… 육모 방망이가 펄펄 뛰는 포졸들을 피해 다니면서 주님의 말씀을 전하시느라 골짜기를 큰길처럼 여기셨던 순교자들이시여!

교회 서적이라면 족보처럼 귀중히 여기면서 십자가와 상본들을 정성스럽게 품에 안고 다니셨던… 배운 교리를 이 웃에게 가르치고 기도문을 열심히 외우면서 신앙의 참모습을 보여주셨던 순교자들이시여!

고향을 등지고 낯선 고을에서 밤새워 기도하며 울먹이셨던… 그리고 자기 자신도 고통 중에 있으면서도 이웃의아픔을 위로하고 함께 나누셨던 순교자들이시여! 

포졸들에게 끌려가면서도 예수 마리아를 부르며 찬미와 감사를 드렸던… 언제나 순교의 은혜를 빌면서 겸손되이 용덕을 키워 나가셨던 위대한 순교자들이시여! 

무서운 형벌에 배교를 한 다음, 잘못을 뉘우치면서 땅을치고 가슴을 치며 통곡했었던… 배교 소식에 슬퍼하고 참회 소식에 기뻐하셨던 우리 조상 순교자들이시여! 

할머니가 시퍼런 칼날을 받아 순교했다는, 나이 어린 소년 소녀들이 용감하게 치명했다는 소식을 듣고, 솟구치는 뜨거운 눈물로 감사의 기도를 드리셨던 순교자들이시여! 

굶주림에 온몸이 조여드는 고통을 참아가면서도, 노약자나 젖 먹이는 어머니에게 자기들의 주먹밥을 양보하셨던 그 눈물겨운 사랑을 보여주신… 배교를 강요하는 형리에게 오히려 차분하게 교리를 설명해 주셨던 순교자들이시여! 

무슨 기도를 드려야 합니까? 어떤 기도를 바쳐야 합니까? 저희 조국, 저희 본당, 저희 가정, 저희를 굽어 살피시어 나약한 우리에게 순교 정신을 가르쳐주소서. 위대한 한국의 순교자들이시여! 

[말씀자료 : -최태식신부- [편 집:원근식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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