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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5주일/돌직구 를 날리신 예수님!/김영국 신부
작성자 : 원요아킴   작성일 : 2016-03-12 조회수 : 2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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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 요한 8,1-11)

† ‘돌직구’를 날리신 예수님!

  

사순절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자신의 죄를 살피고 고해성사를 통해 부활 대축일을 준비할 때가 되었습니다. 오늘의 복음이야기는 과거의 죄를 캐묻고 처벌하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해주시는 예수님의 자비롭고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합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율법이라는 아주 편리한 잣대를 가지고 있어서, 자신들에게는 유리하게(마르 7,9-13 참조) 타인에게는 가혹하게 사용할 줄 압니다.“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 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루카 18,11)라고 어처구니없이 주절대기도 합니다. 죄인들이나 세리들과 거리낌 없이 교류하고, 안식일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이 행동하시는 예수님이 이들에게는 눈에 든 가시였을것입니다. 그래서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자라는 기막힌 올가미를 사용하여 예수님까지 제거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예수님은 율법대로 여인을 돌로 쳐죽이는데 동의할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명백한 현행범을 그냥 용서하자고 말할 수도 없었습니다. 돌팔매질에 대한 열정은 2000년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매스컴과 인터넷을 통해서 정치인이나 연예인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파헤치고, 때로는 근거 없는 소문을 무차별적으로 퍼뜨려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기도 하니 말입니다. 

예수님은 몸을 굽혀 무언가를 쓰시면서 숙고의 시간을 버십니다. 예수님은 땅에다 무엇을 쓰셨을까요?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루카6,37) 아니면 “당신을 저버린 자는 누구나 수치를 당하고 당신에게서 돌아선 자는 땅에 새겨지리이다. 그들이 생수의 원천이신 주님을 버린 탓입니다.”(예레 17,13)라고 쓰셨을까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죄를 돌아보기보다 이웃을 단죄하는 일에 더 적극적입니다. 이웃의 잘못에 엄격한 율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메마른 인간들에게는 지혜와 자비가 넘치는 생명의 샘이신 주님의 존재가 너무나 불편했을 것입니다.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이들이 끈질기게 재촉합니다. 

예수님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시고,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8,7)라고 말씀 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돌직구’가 되어 진짜 돌을 들고 있던 이들의 머리와 가슴에 정확하게 꽂힙니다. 그토록 확신에 찬 행동을 보이던 이들이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간음한 여인의 잘잘못을 판단하기 전에, 먼저 하느님 앞에서 ‘돌’을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부터 살펴보라는말씀입니다. 객관적인 율법의 요구와 그 적용만이 하느님의 궁극적인 뜻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예수님의 이 ‘돌직구’는 어마어마한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과 여인만이 남았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의 자백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시는 죄짓지 마라.”(루카8,11)는 말씀으로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새로운 삶을 다짐하는 여인을 진심으로 믿어주고 앞으로 잘 살라고 격려하십니다. 

말씀자료 : - -김영국 신부-- [편집 : 원근식 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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