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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2주일/법이 곧 생명이다.말씀자료 강 길웅 신부
작성자 : 원요아킴   작성일 : 2015-08-29 조회수 :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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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 마르코 7,1-8.14-15.21-23)

법이 곧 생명이다                                                  -강길웅 신부-

국가에는 법이 있습니다. 법이 있음으로 해서 나라의 안녕과 질서가 유지됩니다. 법이 없다면 사회는 온통 파괴와 혼란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권력자에게는 법이 또 잘못 남용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우리 정가에선 '법대로 하자.'라는 말이 유행이었습니다. 즉 법의 근본정신은 외면하고 그 껍데기만 가지고 사건을 다루자는 것입니다. 법을 남용하면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종교에도 법이 있습니다. 법이 있음으로 해서 신앙인의 삶을 올바르게 규정하고 종교의 본래 목적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줍니다. 그러나 종교의 법 자체도 남용될 수가 있습니다. 마치 '코에 걸면 코걸이요 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요술 방망이로 둔갑할 수가 있습니다. 오늘 예수께서 지적하신 내용이 바로 그것입니다. 

옛날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하느님의 법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자신들의 권위를 높였고 반대로 백성들의 삶은 엄하게 규정함으로써 그들에게 무거운 짐을 안겨 주었습니다. 하느님의 법은 본래 사랑을 바탕으로 해서 백성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함인데 그들은 자기들 식대로 뜯어고쳐서 신앙의 은혜와 기쁨을 마치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로 만들어 버렸던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특히 청결 문제에 예민했습니다. 율법에 따르면 여자 가 아이를 낳으면 부정합니다. 아들을 낳으면 40일 동안 부정하고 딸을 낳으면 80일 동안 부정합니다. 부정을 벗기 위해서는 정결 예식을 해야 합니다. 피부병 환자나 나병환자는 부정하며 이방인과 이방인이 만진 음식과 그릇도 부정합니다. 이방인이 밟았던 땅을 밟아도 부정합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시장에 다녀왔을 때에는 그가 묻혀 온 더러움 때문에 몸 전체를 깨끗이 씻어야 했습니다. 또한 음식을 먹을 때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합니다. 그것도 아무렇게나 씻어서는 안 됩니다. 규정대로 씻어야 합니다. 즉 깨끗한 물을 두 손에 받아 손을 자기 앞으로 들어 물이 손목까지 오게 했다가 손바닥을 주먹으로 닦습니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아래로 향한 채 손목에서 물을 부어 땅으로 떨어뜨립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역시 부정합니다. 그러니까 신앙 자체가 복잡해졌습니다. 

법이 사람을 위해서 있어야지 사람이 법을 위해서 있어야 한다면 그 법은 악법이며 없애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도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여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다."는 주님의 말씀을 새겨들어야 합니다. 특히 종교 지도자들의 위선은 악법보다도 더 무섭습니다. 

어떤 뚱뚱한 신부님이 사순절에 '희생과 절제'에 대해서 강론을 하셨습니다. 그때 사람들이 웃었습니다. 그 신부님은 본래 가난하시고 겸손하신 분입니다. 또 절제와 희생의 삶을 손수 실천하십니다. 그러나 배가 나온 뚱뚱함 때문에 말에 권위가 서지 않아서 믿지를 않습니다. 마치 신부님은 배불리 먹고 신자들은 굶으라는 뜻으로 들렸던 것입니다. 

위선과 모순은 바리사이파 사람이나 율법학자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도 선생도 종교인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는 행하지 않으면서 남에게만 강요한다면 그것은 모순이요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합니다. 지도자들은 특히 그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어떤 냉담 자가 죽어서 지옥엘 갔더니 거기엔 뜻밖에도 자기 본당 사목회장이 먼저 와서 방 하나를 지키고 있더랍니다. 냉담 자는 너무도 반갑고 기뻐서 회장을 붙잡고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이냐. 나야 못된 짓만 해서 예까지 왔지만 당신같이 열심한 사람이 뭣하러 예까지 왔느냐?"하며 껄껄대며 웃었습니다. 이때 회장이 그러더랍니다. 옆방에 신부님이 계시니 조용히 하라고. 

황당무계한 얘기지만 가슴에 찌르는 교훈이 있습니다. 신앙인이 신앙인답게 살지 못할 때 그 책임도 크지만 신부가 신부답게 살지 못할 때 그 책임은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도자부터 솔선수범해서 법을 지키고 존경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법의 정신대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이웃에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하느님의 법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영광이요 또한 생명입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구원을 받지만 그러나 그 믿음의 성실성 여부는 법의 준수 여하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하느님의 법을 존경하면, 어폐있는 말 같지만 하느님께서도 우리를 존경해 주십니다. 거짓말 같지만 사실입니다. 

오늘 2독서에서 야고보 사도는 그저 듣기만 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말씀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저 듣기만 하는 사람은 자기를 속이는 사람입니다. 말씀대로 실행하지 않는 사람은 또 하느님을 기만하고 속이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법이 좋은 것만큼 우리에게 주어지는 책임과 의무도 막중합니다. 법을 존경하고 법의 정신대로 살도록 합시다. 그리고 법의 정신은 사랑입니다. 멋대로' 보다 더 무서운 '법대로’ 

[말씀자료 : -강길웅 신부- / 편집 : 원 근식 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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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과 기도

▷ 마음보다는 형식적인 행동으로 하느님을 섬기지는 않았는가? 
▷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정결하고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해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제물보다는 신의를, 형식보다는 정성을 더 반겨주시는 주님, 저희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입으로 고백하기보다는 겸손과 희생과 나눔을 통하여 그 사랑을 삶으로 실천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저희가 입술이 아니라 마음으로 당신을 공경하고 사랑하는 참 신앙인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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