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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어 기도하여라"글:양승국 신부/살레시오 원장
작성자 : 원요아킴   작성일 : 2014-11-29 조회수 : 2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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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9일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늘 깨어 기도하여라.” 
  
<사제로서의 깨어있음> 
  
인디언들은 11월을 이렇게 부른답니다. 

11월 

물이 나뭇잎으로 검어지는 달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 
강물이 어는 달 
만물을 거두어들이는 달 
작은 곰의 달 
기러기 날아가는 달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그런대로 지낼 만 했던 달, 11월도 벌써 저물어가고 있군요. 
오늘은 교회 전례력 상으로 연말인 연중 제34주간 토요일입니다. 
  
연말에 걸맞게 요즘 계속되는 복음내용은 주님의 날, 마지막 날을 잘 준비하라는 강경한 경고의 말씀입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듣기 섬뜩한 말씀, 너무 지나치다 싶은 말씀 때문에 한 동안 꽤 부담스러우셨겠지요. 

그러나 강경한 경고의 말씀 그 이면에는 빗나가는 자식들을 향한 아버지의 안타까운 마음, 자녀인 우리들이 죽음의 길을 벗어나 생명의 길로 빨리 돌아왔으면 하는 아버지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할 것입니다. 

자녀인 우리들을 향한 사랑이 극진한 아버지시기에 때로 칭찬과 격려도 하시지만, 때로 매도 드시고, 혼도 내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모든 질책은 우리가 제 갈 길을 제대로 걸어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자주 망각합니다. 

계속 회개하라, 정신 차리라는 주님 말씀도 있고 해서, 저도 최근 한 가지 작은 결심을 했습니다. 

많이는 아니었지만 그간 홀짝 홀짝 조금씩 잘도 마시던 술을 끊는 것입니다. 한 몇  일 금단 현상인지 의욕도 없고, 두통이 오고 그러더니 또 몇 일 지나니 온 몸이 얼마나 가벼워졌는지 모릅니다. 
덕분에 아이들과 축구시합을 하는데 펄펄 날아다녔습니다.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일과 쓸데없는 세상 걱정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 하여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더욱 새롭게, 그리고 감사하게 들려왔습니다. 

요즘 자주 훌륭한 사목 자들에 대한 글이나 이야기를 자주 접합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신의 사목 자들을 칭찬하는 신자들을 바라보니 저 역시 기뻤습니다. 
반성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자상하고, 얼마나 인정이 많고, 또 얼마나 눈물이 많은지, 
신자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여기며 신자들과 동고동락하는 사제, 
  
사제서품 이후 단 한 번도 식 복사를 두지 않고 홀로 식사를 해결하는 사제, 
미사 시작 1시간 전, 가장 먼저 성체 앞에 앉아 기도하는 사제, 
  
조금의 돈이라도 생기면 어려운 사람들 찾아나서는 사제,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한 푼의 돈도 쓰지 않는 사제, 
죽기 살기로 자신의 축일행사를 마다하는 사제, 
떠나갈 때 모든 것 그냥 두고, 모든 것 나눠주고 손가방 두 개만 챙겨서 떠나는 사제, 
전철 잘 운행되는데 자가용은 무슨 자가용이냐며 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제... 

오늘 그 훌륭한 선배 신부님들로부터 다시 한 번 사제로서의 깨어있음이 무엇인지 잘 배웠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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