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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인생은 집 짓기다./박용식 신부
작성자 : 원요아킴   작성일 : 2014-11-15 조회수 : 2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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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마태오 25,14-30) 

인생은 집짓기다
                                                                             --박용식 신부- 


옛날에 인정 많은 부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마을 가난한 목수에게 "건축비 걱정은 조금도 하지 말고 우리 부부가 여행하는 동안 아주 멋진 집을 한 채 지어주게"하는 말을 남기고 길을 떠났습니다. 

 목수는 이 기회에 한 몫 챙길 생각을 하며 무척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형편없는 초보 근로자들을 불러 싸구려 건축자재로 날림공사를 해서 집을 지었습니다. 갈라진 곳은 땜질하고 칠을 하니 겉보기에는 아주 튼튼하고 아름다운 집처럼 보였습니다. 

 부자가 돌아왔을 때 목수는 "열심히 집을 지었습니다"하며 집 열쇠를 건넸습니다. 부자는 열쇠를 다시 목수에게 주면서 "이 집은 내가 자네에게 주는 선물이네"하고 말했습니다. 엉터리 집을 지은 가난한 목수는 땅을 치며 후회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주인한테 받은 달란트를 잘 사용한 종들에게 큰 상을 내린다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도 하느님께 받은 각자의 재능을 잘 사용하라고 가르치십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자신의 인생이라는 집을 지으라고 집 지을 자재를 주셨습니다. 우리는 일생 주님이 주신 자재로 인생이라는 집을 지어야 합니다. 인생은 집을 짓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 중 략 --- 

 좋은 재료로 집을 잘 지은 사람은 좋은 집에서 편하게 살 수 있지만, 나쁜 재료로 엉터리 집을 지은 사람은 나쁜 집에서 불편하게 살아야 합니다. 자신의 일상적 삶이 바로 자신의 집을 짓는 것입니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사랑의 삶을 사는 사람은 좋은 집을 짓는 것이고, 불성실하고 부정하게 사는 사람은 엉터리 집을 짓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루라는 집을 잘 지으면 1년을 행복할 수 있고, 1년이라는 집을 잘 지으면 일생을 행복할 수 있고, 일생이라는 집을 잘 지으면 영원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동안 지은 집은 어떤 집입니까? 하루를 살기 위한 집이었습니까, 1년을 살기 위한 집이었습니까, 아니면 영생을 살기위한 집이었습니까? 

 가진 게 많고 아는 게 많아 세상의 온갖 영화를 다 누리던 한 여인이 죽어서 천국에 당도하자 천사가 천상에 마련된 그의 집으로 안내했습니다. 아름다운 저택들을 지날 때 여인은 그 중 하나가 자기에게 배정된 집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큰 길을 지나자 작은 집들이 늘어선 변두리가 나왔습니다. 바로 그 언저리에서 그들은 오두막보다 나을 것이 없는 한 집에 이르렀습니다. 

 안내하는 천사가 "저것이 네 집이다"하고 말하자 여인이 "뭐라고요, 저 집이요? 저기서는 살 수 없어요,"하고 항의했습니다. 이에 천사는 "안됐구나, 하지만 네가 올려 보낸 자재들로는 저 집밖에 지을 수가 없었단다."하고 대답했습니다. 

 그 여인이 세상에서 살던 집은 대궐 같은 집이었지만 하늘에 지은 집은 초라한 집이었습니다. 그 초라한 집이 세상에 있는 집이라면 다시 지을 수 있지만 이미 천국에 지은 집이니 다시 지을 수도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잘 사는 것이 천국에 좋은 집을 짓는 것인 줄 알았더라면 이 세상 삶을 더 잘 살았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지은 인생의 집이 자신이 영원히 살 집인 줄 알았더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집을 지었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살 집을 잘못 지어도 그 집에서 몇 년, 몇 십 년만 고생하면 됩니다. 그러나 저 세상에서 살 집을 잘 못 지으면 영원히 고생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세상에 살 때 좋은 집을 지어야 합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달란트를 엉뚱한 곳에 사용하지 말고 진실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사용한다면 그것은 바로 영원히 살 집을 잘 짓는 방법입니다.  이 세상에서 잘 지은 집을 그대로 천국으로 옮겨가도 좋은 집이 될 것입니다. 그 좋은 집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 그날이 기다려집니다. 


☆ ☆ ☆ ☆ ☆ ☆ 


 
오늘의 묵상 


사람들 관계에서 가장 안 좋은 버릇은 늘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자녀이거나 배우자이거나, 아니면 친한 동료이거나, 사람을 두고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평가하는 것은 긍정적인 이야기일지라도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더 나쁜 것은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외모나 재능, 가진 것을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 위축되는 것도, 반대로 우월감을 갖는 것도 둘 다 좋지 못한 버릇입니다. 위를 쳐다보며 부러워하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사는 것도, 아래를 내려다보며 자신의 삶에 만족해하는 것도 어리석은 짓입니다. 사람마다 다른 능력과 환경이 주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탈렌트는 그 사람만이 가진 인생의 고유성입니다. 다섯 개의 탈렌트를 받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삶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며, 한 탈렌트를 받았다고 해서 불행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 복음의 의미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 같은 고유한 인생을 성실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라는 데 있습니다. 

복음에서 보면 다섯 탈렌트를 받은 사람도, 두 탈렌트를 받은 사람도,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노력하여 받은 것보다 두 배로 늘렸습니다. 그런데 한 탈렌트를 받은 사람만은 받은 탈렌트를 땅속에 묻어 두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받은 탈렌트를 남들과 비교하며 주인을 탓하고 원망하며 산 것입니다. 늘 남의 것만 바라보며 자신의 것은 쓸모없고 하찮게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다섯 탈렌트를 받은 사람도, 두 탈렌트를 받은 사람도 모두 칭찬을 받은 것은 그것이 많든 적든,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다섯 탈렌트를 받았다고 해서 자만하거나 게을러지지 않았으며, 두 탈렌트를 받았다고 해서 다섯 탈렌트 받은 사람과 비교하며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과 비교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처지와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비록 내 삶이 한 탈렌트밖에 받은 것이 없어 보일지라도 그 안에는 기쁨, 평화, 행복, 사랑 등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모든 인생의 가치가 들어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 

성당에서 유난히 큰 소리로 기도를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빵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가 또 큰 소리로 기도하자 옆에 있던 이웃집 사람이 그를 향해 소리쳤습니다. “당신은 목소리를 낮추는 대신 빵이나 크게 만드시오, 그게 하느님의 뜻이오.” 


[편집 : 원 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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