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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주일/어둠이 빛을 막을 수는 없지만/김대열 가브리엘 신부
작성자 : 원근식   작성일 : 2017-01-21 조회수 : 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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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기 시작하셨다

 (마태오 4,12-23))


평화의 하느님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갈릴래아로 가시어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하시는 장면을 전해 줍니다. 그러면서 이사야 예언자의 예언이 이루어졌음을 알려 줍니다. 제1독서에서 우리는 그 예언을 들었습니다. 이 차가운 계절에 이사야서의 이 대목을 묵상해 봅니다.

무거운 침묵과 깊은 어둠이 내려앉은 겨울밤입니다. 한 줄 한 줄 눈으로 이 구절들을 따라갑니다. 이윽고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9,1)라는 말씀에 멈추어 섭니다. 왠지 울컥하다 싶더니 조금씩 반향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서서히 마음속 깊이 어디선가 빛이 돋아나는 것 같습니다. 밖은 어둡지만 이미 새벽이 시작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사야서에서 나오는 ‘빛’과 ‘어둠’은 인간 존재를 표현하고 움직이는 근본적인 표상입니다. 이런 근본적인 표상은 단순히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게 하는 도구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자체로서 삶의 의미와 방향을 얻고 새롭게 해 주기도 합니다.

한 철학자가 빛과 어둠의 표상에 대해 묵상한 내용이, 이 성경 말씀이 우리에게 가져다줄 감동을 이해하는 데 좋을 것 같습니다. “세계 안에서 서로 겨루고 있는 대립적인 것들이 불가항력적으로 자기 자신 너머를 가리킨다. 세계가 가진 색깔과 빛들의 수많은 변화 형태들로부터 우리 안에는 ‘빛’이라는 표상이 생겨난다. 이 표상 안에서 우리는 비춤, 덮임, 밝힘, 타오름 등을 알아차린다. 이 표상 안에서 우리는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게 된다. ‘어둠’의 표상에서 우리는 신비가 있고, 방황이 있고, 알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현존하시는 하느님』에서).


그렇습니다. 예수님을 통한 예언의 성취는 우리가 우리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빛을 간절히 기다릴 때, ‘지금 여기에서’ 구원의 체험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어둠이 빛을 막을 수는 없지만...♣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올랐다.” (마태오4,16)

어둠의 힘에 짓눌린 사람들은 늘 빛을 찾기 마련이다.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답은 같다.이천 년 전 예수님을 만난 지친 영혼들도 그랬고, 오늘을 사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빛을 빛으로서 알아보고 이해하고 따른 이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다.역시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진정 삶의 빛으로 생각하고 있는가?어둠이 싫다 하면서 어둠에 기대려 하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마음만 먹으면 가릴 수 있는 것이 빛이다.언제든지 어둠 속으로 숨을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아무리 큰 빛이라도, 아무리 큰 하느님의 사랑이라도 우리가 거부하면 그만이다.

오늘은 단 한 가지만 생각했으면 한다.빛의 자녀답게 살아야 한다.그렇지 못하다면 우리의 삶이 너무 슬퍼진다.

이 세상에 살아가는 동안 어둠을 없앨 수는 없다.어디든지 있고, 내 안에도 있다.중요한 것은 빛을 향한 마음이고 노력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갈릴래아로 가셔서 본격적으로 복음선포를 시작하신다.그리고 그 기쁜 소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회개하라 하신다.

회개는 결국 어둠의 자리에서 빛의 자리로 옮기라는 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

-김대열 가브리엘 신부- [편집:원근식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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