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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주일/스마트 NO! 바보 OK! /이진호 신부
작성자 : 원근식   작성일 : 2017-01-14 조회수 : 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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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요한복음 (1,29-34)


정성어린 우리제물

스마트 NO! 바보 OK!


김수환 추기경님은 자신의 자화상을 이렇게 그리셨다. “나는 바보야!”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린 장기려 박사도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래, 나 바보야.” 톤즈의 성자 이태석 신부를 두고 사람들이 이렇게 말했다. “바보 신부, 아프리카는 왜갔어?” 이분들이 정말 바보이실까? 왜 이분들은 덜 떨어진 사람, 등신처럼 사는 바보가 되셨을까? 본래 큰 지혜는 어리석어 보이는 것(大智若愚)일까?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바보는 누구이실까? 어떤 바보이실까?

오늘 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이 소개해 주신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하느님이신 분께서 어린양이 되시다니……. 그까짓 인간의 죄 때문에 목숨까지 바치시다니……. 바보대왕 예수님?

대한민국은 갈등으로 사회가 뜨겁다. 계층, 이념, 세대, 지역, 노사간의 갈등이 대표주자이다. 종교인이 늘고 있다는 대한민국 사회가 왜 이럴까? 혹시 신자인 우리가 바보스럽게 살아서가 아닐까? 아니면, 우리가 바보스럽게 살지 못해서가 아닐까? 하늘에 영광, 땅에 평화를 선물로 주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찾으신다. 그리고 우리를 당신에게로 초대하신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 받은 이는 복되도다.” 하느님 어린양의 성찬에 참여한 이가 복된 이유는 무엇일까? 자비와 평화를 입은 또다른 어린양이어서가 아닐까? 갈등왕국에 파견된 세상의 어린양이어서가 아닐까? 그런데 과연 우리가 하늘에 영광이 되고 땅에 평화가 되는 하느님의 어린양이 될 수 있을까?

김수환 추기경, 장기려 박사, 이태석 신부와 같은 어린양들은 그 힘을 어디에서 받은 것일까? 하느님 어린양의 자비와 사랑에서 얻은 것이 아닐까?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기도드린다.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자비를,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고 평화를 주소서.”

하느님의 어린양께서 희생으로 이룩하신 하느님 나라, 그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스마트한 갈등왕국일까? 아니면 유다인들의 비위에 거슬리고 이방인들에게 어리석어보이는 꾀도 없고 실속도 못 차리는 바보 왕국일까? “주님, 제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성체를 모시는 자신에게 외쳐보자.

“스마트 NO! 바보 OK!” ............◆

이진호 신부(대구교구) [편집:원근식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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